쓰는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닌 의도된 연습의 결과이다:
글쓰기를 인지 과학으로 다시 보다
열여덟 번째 담론: 수행평가 글쓰기, 많이 쓴다고 늘지 않는 이유 — 쓴 시간이 아니라 고친 시간이 실력을 만든다
단순 반복이 아니라 피드백이 있어야 실력이 오른다
"이렇게 많이 썼는데 왜 안 느는 걸까요?"
수행평가 준비를 위해 꾸준히 글을 쓰게 했는데, 독서논술 학원에서 써왔던 글이 수십편인데 몇 달, 몇 년이 지나도 글의 수준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좌절. 학부모 상담에서 반복적으로 듣는 말입니다.
이 현상은 계속해서 말씀드린 것 처럼 재능의 문제가 아닙니다. 단순히 많이 쓰는 것과 쓰기 실력이 느는 방식으로 쓰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피아노를 매일 한 시간씩 연습해도 교정 없이 나쁜 습관이 굳어지면 실력은 늘지 않습니다. 글쓰기도 정확히 같은 구조로 작동합니다.
Ericsson의 의도적 연습 — 단순 반복과 진짜 연습의 차이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슨(Anders Ericsson)은 의도적 연습(Deliberate Practice)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연습의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 결론은 단순합니다. 이미 할 수 있는 것을 반복하는 것은 실력을 만들지 않는다.
의도적 연습의 네 가지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명확하게 정의된 목표, 현재 능력 수준을 약간 초과하는 과제(ZPD),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피드백, 그리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집중입니다. 이 중 피드백이 가장 결정적입니다.
글쓰기에서 단순 반복이 실력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
일기를 매일 쓰는 것은 대부분 단순 반복에 가깝습니다. 이미 익숙한 방식으로, 익숙한 내용을, 피드백 없이 반복합니다. 나쁜 습관이 있다면 그 습관이 굳어지는 방향으로 반복될 뿐입니다.
대치동 현장에서 이 차이는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단순히 많이 쓴 학생보다, 적게 썼더라도 매번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 학생의 글이 훨씬 빠르게 발전합니다. 양이 아니라 피드백의 질이 결정적입니다.
좋은 피드백의 세 가지 조건
첫째, 피드백의 초점을 맞춤법이 아니라 논리와 구조에 맞춰야 합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충분한가", "이 문단의 흐름이 앞 문단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가", "맥락을 모르는 사람이 이 글을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글인가?" 에 대한 피드백이 실질적인 글쓰기 능력의 성장을 만듭니다.
둘째, 피드백 후 반드시 수정과 재작성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피드백을 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직접 수정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실력 향상의 실질적 메카니즘입니다.
셋째, 한 편의 글을 깊이 있게 다듬는 것이 여러 편을 피드백 없이 쓰는 것보다 효과적입니다. 같은 시간이라면 열 편을 쓰는 것보다 한 편을 세 번 수정하는 것이 실력 향상에 더 효과적입니다.

마무리 — 글쓰기 실력은 쓴 시간이 아니라 고친 시간이 쌓이면서 만들어진다
실력은 연습의 양이 아니라 피드백이 있는 연습의 질에 의해 결정됩니다. 수행평가 글쓰기 준비에서 지금 당장 바꿔야 할 것이 있다면, 쓰는 편수를 늘리는 것이 아닙니다. 한 편을 쓰고 나서 어떤 피드백을 받고, 어떻게 수정하느냐의 과정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글쓰기 실력은 쓴 시간이 아니라 고친 시간이 쌓이면서 만들어집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에 기본 세팅으로 이와 같은 피드백을 설계해 둘 수 있습니다. 집에서 아이가 쓴 글을 AI에게 논리적 관점에서 피드백을 요청하고 반복해서 재작성하는 것을 연습시켜 보세요. 빠르게 성장하는 아이의 글쓰기 능력을 확인할 것입니다.
🎯 시리즈 4 예고 — 사고력을 갖췄다면, 이제 어떤 환경에서 배울 것인가
시리즈 3에서는 글쓰기와 사고력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 가능한 인지 과정임을 살펴봤습니다. 계획하고 쓰고 검토하는 과정, 읽기와 쓰기를 연결하는 훈련, 피드백이 있는 의도적 연습. 이 모든 것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어떤 학습 환경이 이 역량을 가장 효과적으로 키워주는 걸까요? 시리즈 4 「맞춤형 강의 × 대형강의 시너지」 에서는 같은 강의를 들어도 결과가 다른 이유, 대형강의와 맞춤형 관리가 각각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그리고 AI 시대에 최적의 학습 환경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를 Bloom, Zimmerman, Hattie 등의 연구와 현장의 시각으로 구체적으로 풀어봅니다.
📚 다빈치 코드룸 시리즈 3| 글쓰기, 사고력 교육
이 시리즈에 대하여
글쓰기는 오랫동안 타고나는 재능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인지과학과 언어습득 연구는 다른 결론을 가리킵니다. 글쓰기는 재능이 아니라 인지 과정이며, 그 과정은 이해하고 훈련할 수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글쓰기 교육을 전공한 저자가 글쓰기 교육을 둘러싼 여섯 가지 핵심 질문을 다룹니다. 한국 쓰기 교육의 구조적 부재, 글쓰기가 어려운 인지적 이유, 읽기와 쓰기가 다른 회로라는 사실, 말과 글의 차이, IB 교육의 글쓰기 접근법, 그리고 의도적 연습이 쓰기 훈련에 적용되는 방식. 각 편마다 이론적 근거와 현장의 시각을 함께 담아, 학부모가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 방향을 제시합니다.
📋 목차 및 다른 편 바로가기
13편 한국 아이들이 글을 못 쓰는 진짜 이유 — 쓰기 교육이 없었다
14편 내 아이는 원래 글쓰기에 약한 아이가 아니다
15편 책을 많이 읽어도 글을 못 쓰는 아이, 왜 그런가 — 피아노 연주를 많이 듣는다고 피아니스트가 되지 못한다
16편 말은 청산유수인데 글은 두 줄도 못 쓰는 이유 — 말과 글은 같은 능력이 아니다
17편 IB 교육이 글쓰기를 가르치는 방식이 다른 이유 — 탐구 기반 학습(IBL)
18편 수행평가 글쓰기, 많이 쓴다고 늘지 않는 이유 — 의도적 연습만이 답이다
🏫 다빈치코드룸 소개
다빈치코드룸(DaVinci Code Room)은 대치동 교육 현장의 경험과 교육학 이론을 바탕으로, 초등·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위한 교육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전략적으로 배우는 아이가 오래간다"는 믿음 아래, 단순한 학습 정보가 아닌 교육의 원리를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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